오늘같이 맑은 날,우산을 챙겨나온 이유-북경-
8월 7th, 2006 at 02:23pm 상우아방
오늘 아침 CCTV 뉴스에서 일기예보를 하더군요.
북경에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릴 것이라고 말이지요.
창문 밖을 살펴봤습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햇빛이 눈부시게 비치는 것으로 보아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뭔가 있으니, 저렇게 일기예보를 하겠지…’
유비무환이라고, 결국 우산을 챙겨가지고 밖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왠걸, 한 낮이 돼도 햇볕만 쨍쨍한 것이었습니다.
소후닷컴에 들어가 날씨를 다시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역시 ‘번개가 치고 비가 올것’이라고 되어있더군요.
혹시나 싶어 다음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세계 날씨에서 북경을 찾았지요.
‘약간 구름’ 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오늘 날씨 상황과 비교적 근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중국쪽이 아니라, 한국의 기상예보였습니다.
게다가 중국쪽의 경우, 비가 안올 것이 명명백백해졌는데도 전혀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습니다.그리고 보니, 지난 봄에 겪었던 황당한 경험도 생각이 나더군요.
두번째 황사가 북경을 덮쳤을 때였습니다. 일기예보를 미처 못 본 체 밖에 나갔는데, 거리의 황사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밖에 나와 뒤늦게 ‘신징방오’라는 조간신문의 기상예보를 확인했지요.
‘공기가 맑아 운동하기 좋은 날씨’
경악할 노릇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이들의 관측장비나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한국기상청에서 ’연구 파견’나온 교수 한 분을 만났었습니다. 현재 한중일 3국은 공동으로 중장기 기상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3국이 각각 중장기 기상 예측을 하고, 이것을 취합, 조정하여 하나의 모형을 만든 다음, 이것을 공유하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의 장점이라는 것이, 중장기 기상 예측이 설혹 틀린다고 해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과 중국도 똑같은데요…’라고 말하면, 누구도 뭐라고 이야기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3국의 협조 시스템하에서 인적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각설하고, 이 교수의 이야기가 중국의 관측장비가 한국에 비해 나았으면 나았지,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황사의 경우도, 인공위성에서 찍은 기상사진으로 시시각각 그 이동경로가 파악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기상예보가 운용되는 사회적 시스템과 기상정보에 대한 공급자와 수요자의 태도 문제일 것입니다.
가령, ‘황사’를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난리가 나는 사건이, 중국에서는 ‘뭐, 그럴 수도 있지~’로 취급됩니다. 어쩌면 중국의 위정자들은 이런 문제로 국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이 더 싫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황사의 내습’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한국 기상청에서 잘못 예측한 기상상황을 업데이트하지 않은체 한나절을 지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말이지요.
우리집에 오시는 아주머니는 별 감흥이 없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비온다고 예측하면, 어떤 때는 진짜 비가 오고, 어떤 때는 비가 안와요. 원래 그래요’
일기예보를 듣고, 우산을 챙겨나온 날. 창문 밖으로 쨍쨍 내려쬐는 햇볕을 바라보며, 몇 자 적어봤습니다.
이 글은 국제관계/세계인에 속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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