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값
10월 31st, 2006 at 02:15pm pearl
가을이 성큼 내 앞에 다가왔다.
집 앞 서해바다 물은 소리없이 드나들고..
기분이 묘해지는 것을 방치하면 우울해지겠지…
카메라 하나 딸랑 들고 근처에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차이나타운으로 향한건 우울한 기분을 핑계 삼아
평소 자주 가는 중국집 얼큰한 굴짬뽕을 먹고 싶어서였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인데도 테이블은 거의 만석..
혼자서 6인용 식탁을 차지하기가 영 미안하지만 자리가 없으니 머..
굴짬뽕을 시키고 커다란 통유리를 통해 복잡한 인천항을 바라보고 있는데.
"야!!!여기 주문 받아!!"
중년을 훨씬 지나 할아버지의 문턱쯤 이른 아저씨의 고함소리다.
나에게 테이블 셋팅을 해주던 아가씨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나 역시 썩소를 지을 수 밖에…
짬뽕을 맛나게 먹고 있는데..다른 테이블의 나이드신 분..
"야!!여기 짜장면 안 나와???!!!"
…………………………
짬뽕맛이 뚝 떨어진다.
‘오늘 이 식당 물이 왜 이러냐..
서해바다 바라보며 우울하게 라면이나 끓여 먹을걸..’
짬뽕을 후다닥 먹고는 서둘러 식당을 나왔다.
저 아저씨들 설마 자기들보다 나이 어린 고관대작들 앞에서
"야!!!니들 정치를 그렇게 밖에 못해!!"
라고 소리 지를 수 있을라나..
점잖게 늙어가는 모습,
살아온 연륜으로 어린 사람들을 감싸고 아껴주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꼭 교육을 받아야 아나…쩝..끄~윽
짬뽕가락이 역류하네…
이 글은 생활문화에 속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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