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쟁력 없다
11월 23rd, 2006 at 07:51pm confidant
전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입니다. 사실 대학 경쟁력과는 큰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만 몇자 적고자 합니다.
저는 몇 달전 다니던 실험실에서 나와 의대편입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도 불과 한 달 전까지만해도 남들이 의,치,약학계열로 진로를 선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약간의 질타가 섞인 눈길을 주었
습니다. 도서관에서 고학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일반생물학이나 일반화학,
유기화학을 공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말이죠.
많은 우수한 학부생들이 사소한 문제로 실험실을 박차고 나와 의대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경우만 해도 모 학교 과 수석이나 차석들이 학부
때 실험실생활을 몇 달 했다가 적성에 안맞다고 나와서 의대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요즘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우리나라 대학원간의 소위 말하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개인주의적인 생활방식과 대학원 실험실
내의 인간관계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상명하달식의 실험실 내 위계
구조, 미국 대학원과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요?
흔히, 10명 규모의 작은 실험실은 모든 사람들이 친해지거나 아니면 왕따가
되거나 하는 인간관계로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조금 있는데 매번 식사시간마다 실험실 사람들과 식사를 같이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더군요. 혼자 먹겠다고 그러면 이상하게 생각하고 눈치를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출퇴근시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직 학부생인데도 정시출근을 꼭
지켜야하는 등… 혹자는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하루종일 실험실에서 실험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5시 이전에 퇴근이냐고요. 글쎄요. 꼭 하루종일
그렇게 실험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외국의 경우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명 저널에 퍼플리시
빈번히 하고요. 그런데 제가 실험실에 있으면서 매일같이 늦게 퇴근하시는
분들을 가끔 보면 게임, 인터넷을 주로 많이 하시더군요.
학부생을 비롯하여 수많은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가끔 이곳에 글을 남기지요.
이 길을 계속 가야하는 걸까요라고요. 그들이 왜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지 살
펴보면 우리나라 대학원의 문제점을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생물학을 하는
곳이 아닌, 학자의 자질이 안되는 사람들이 교수를 하면서 실험실 운영은 파행
으로 치닫고 학생은 연구에 온 정력을 쏟아야 함에도 연구 외적인 요소들이
자꾸 괴롭히니까 의욕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저는 소위 말해 군대식 문화가 많이 배어있는 것이 상당히 거부감이 들었습
니다. 어린 사람은 궂은 일을 다 해야합니다. 쓰레기통비우고 워싱하고…
제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가더군요.
전 우리나라 대학원들이 저런 문화에서 탈피하여 한 실험실내에서 모든 사람
들이 평등하고 교수와 학생간 관계도 지금의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서서히
변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생은 교수를 존경하고 다른 실험실
원들도 존경해야합니다. 연구의욕을 저하시키는 구조적인 인습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시간나면 학부생 입장에서 느낀 점들도 많이 쓰도록하겠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고 동의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위 글에서 비판한 대상이 이 사이트에 들어오는 분들의 90%이상이
될테니까요. 하지만 어떤 답글도 환영합니다
이 글은 일과사랑에 속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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