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능력
4월 25th, 2007 at 06:05pm Tessa
나는 한국에서 그림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여기서 그림좀 그린다는 학생들은 나보고 "기초가 없네" 혹은
"그림그리는 기술이 부족해" 라고 말들을 한다.
사실 그림그리는 사람으로서 그런말을 들을때는 정말 속이 상한다.
사실 내가 그네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기본을 다지지 않았을 뿐이지 나는
내가 한번도 기본이 없는 날라리 미술가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왜냐면,
미술은 단순히 기초만 있다고 성공할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혹은 한번 배우면 끝나는 그런게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전 화백 엄대상씨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 윗 작품 작가] 그분은 내 그림을 크게 사신 분이었다. 그분은 한국에
계실때 한국아이들의 그림을 보면서 넌덜머리가 났다고 했다.
아무런 느낌도, 뜻도, 감정이나 동기도 없이 그냥 선생이 시키는데로
그림을 그린다는것이었다. 그림은 수준급이지만 아무런 느낌도없는
그림은 살아있지 않은 그림이며 그런 죽은 그림을 그리는법을 배우는
한국 학생들이 안타깝다고 말씀하셨다.
또하나 그분께서 지적한 한국미술의 문제점은 모두 공장에서 찍어낸
듯 정말 정밀하고 친묘사적인 그림만을 고집한다는 것. 그것만이
정통미술이라고 고집하고 꼭 4B 연필과 스케치북에 석고상을 그리는
정도의 기술이 다라고 생각하는 미술가들이 있다는말이다.
그래서 항상 똑같은 그림만을 그리고 시키는 그림은 잘하지만 자신의
머리에서 스스로 나온 정통 그림이나 컨템포레리 그림은 전혀 그릴줄
모른다는것이었다.
나는
설마..했다.
그래도 배운 기본이있다면 어느정도 응용력을 사용할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왠걸.
어느날 웹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가입하게 된 미술관련 클럽 홈페이지
에서는 각자 나름데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작품을 하나씩 업로드
해 노았고 내가 보았던 그림들중에 [여지껏 돌아다니고, 겔러리 보고,
경험해본중] 가장 의미없고 가장 재미없는 그리들이었다.
대부분이 초상화였는데
충분히 초상화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여러가지 의미와 시도를 더할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모두가 테두리는 옅게 흐려지고
[feathered] 45도 각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진같은 그림들이었다.
그런데 모두다가 굉장히 정교하고 그 그리는 기술에 있어서는 전문가
를 따라갈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도, 느낌도, 감정도, 동기도 나는 그 어떤 그림
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어쩌면 그게 나의 눈일지도 모르지만..
기대를 가지고 봤던 나는 편견이나 지레 먹은 생각때문에 그런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좀 실망스러웠다.
기본이 좋으면서 의미없는 그림을 공장에서 찍어내듯 그려내는 학생
들이라면 난 차라리 기본없는 미술가가 낫겠다는 생각이다.
그림은 정교함이 생명이 아니다.
미술은 기본을 얼마만큼 배웠느냐가 좌우하는것이 아니다.
미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현실이 아님을 의미할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것이던지,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졌던지 같에 그것이 그 어떤
의미만을 지닐수 있다면 그것자체가 미술이 되는것이다. 정물묘사는
단지 그 많은 기술중 하나일 뿐이다.
내가 그림을 잘그린다고 절대 말하지 않겠다 [사실 나는 항상 그림을
그리면서 너무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내 머리에서 나온
그림들중 그 어떤것도 설명이나 의미를 부가하지 않고 그린 그림은
한점도 없다.
내가 그것을 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것이 미술이 나한테 부여하는
의미이고 또 그렇게 살아있고 대답이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게
내 작은 신조였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그리는 일부 한국 "기본있는" 미술학도들에게 나는 이번에 많이 실망했다.
http://paper.cyworld.nate.com/paperforartists/683146
이 글은 문학과 예술에 속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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