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늦자락에서, 또한 늦은 기다림
10월 2nd, 2007 at 12:57pm DongWoo
어떤 날에는 하늘에 오르려
내가 사다리를 놓는 날이 있었다.
비가 하늘로 내리던 날이었다.
몇방울 비로 흐르던 네 얼굴의 상처가 너무 깊어
손 대었다 날카로운 추억에 베어
아프다
물 안개 아리게 온 산을 태우던
그런 날이기도 했다
네 이름 걸려
입 속으로도, 머리 속으로도
모난 돌 구르듯 온통 자국만 남아
부르다 가끔 피곤에 지치기도 했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아니게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무수한 손짓의 피날레로
혹은 수백장의 꽃받침으로
하늘로 올랐다
그렇게 올라 구름 속, 물방울의 입자로 섞여있는
그리움 한웅큼 주워왔다.
그것을 핥으니 시큼한 오렌지 껍질 맛이 느껴진다
늙은 인부의 신음소리처럼 시간이 간다
나는 흰색 회벽에 손을 집고
몇 바퀴 아래 위로 흔들리다가
열병으로 쓰러지고 말리라
매미가 죽고, 귀뚜라미가 입을 잃고
버드나무 온통 잎새 떨쳐버리면
어리석게도 여름 한철
양껏 자란 기다림, 꺾여 버리고 말테다.
http://paper.cyworld.com/beat082/759483
이 글은 소설/꽁트/시에 속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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