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은 몰랐죠? 5 강남아줌마의 치마

백수와 미녀(제5화)

1월 24th, 2006 at 08:51pm 낭장

나는 이 동네에서 촉망받던 아이였다. 이 골목길에는 내 또래 아이들이 여남은 있었다. 모두다 이제 객지로 가버렸다. 집들도 모두 이사를 갔다. 아주머니들이 서로 친목계를 하면서 한달에 한번씩은 만나는데, 거기서 서로의 소식을 알게 된다. 누가 시집을 갔고, 어디에 취직을 했는데…

들려오는 소식들은 대체로 모두가 잘 산다는 것이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겠지..그리고 내 어머니도 거기서는 그렇게 이야기하실 거다. 철민이 잘 있다고…어머니의 자존심이 나의 현재의 모습을 말하게 하지 않았을 터이다. 이 동네에서 제일 공부를 잘하고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일류기업이라는 곳에 입사를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 했으리라…

창문 너머로 앞집의 하얀 속살이 눈부시다. 따닥따닥 붙은 집들이 서로 몸을 부비 듯 기대어 있다. 집들도 서로 몸을 부빌 때가 있다. 비스듬히 집 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에 그것들은 그 하얀 속살을 서로 비벼댄다. 집들의 교신, 교합은 아침햇살이 비칠 때 이루어진다. 그리고 얼마 후 사람들의 그들의 품에서 빠져나와 거리로 쏟아진다. 참으로 규칙적으로 이러한 생산은 일어난다.

“철민아 아침 밥 먹어라” 어머니의 목소리다.

뜨끔했다. 어제 김씨네 아주머니가 나를 불렀을 때의 숨막힘이 몰려왔다. 뭔가 마음 속의 죄를 짓고 있다는 아니 죄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 솔직해지자. 나는 그녀를 이제 그리워하게 된 것이다. 인정하자. 그녀를 안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숨기지 말자.

그래 도대체 그게 뭐가 잘못됐다는 것인가? 누구를 좋아하고, 안아보고 싶다는 것이 무엇이 죄란 말인가? 그것은 나의 인간으로써 나의 원초적 감정이다. 도덕과 윤리 이딴 것들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장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감히 이 인간 자체의 원초적 본성을 이기려고드냐 말이다. 아직은 양심의 자유라는 것으로 나라에서도 보호해주는 권리도 있단 말이다. 내 양심으로 누구를 좋아하는 것에 왜 내 양심이 움찔해야 하는가 말이다. 내 양심의 자유, 그리고 나의 양심이라는 놈이 아침부터 머리를 아프게 한다

 

이 글은 소설/꽁트/시에 속한 글입니다.

Leave a Comment

hidden

Some HTML allowed: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ode> <em> <i> <strike> <strong>

Trackback this post  |  Subscribe to the comments via RSS Feed


Calendar

9월 2010
« Dec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카테고리

최근에 등록된 글

최근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