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y의 시선- 산악인 엄홍길-
2월 24th, 2006 at 04:25pm cuty
특별 기고 엄홍길 (산악인)
아침에 의기충전,
내게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자!
서울 북부와 의정부에 걸쳐 있는 도봉산. 도봉산은 내 삶의 터전이자 놀이터였다. 부모님이 도봉산에 터를 잡고 장사한 덕분에 내 유년 시절의 집 마당은 산이었다. 요즘도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보이는 것이 산이다. 숲 사이로 지저귀는 새 소리와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은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몸은 힘들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지만 아침의 맑은 기운을 받으면 새로운 자신감이 생겨난다. 직장인들에게 있어 아침은 출근 준비하느라 무척 바쁜 시간이다. 하지만 이 시간, 잠시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여유를 만끽한다면 더욱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창문을 활짝 열고 불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맡아보자. 정신과 육체가 정화되는 느낌을 받으면서 살아 쉼 쉬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산에 올라, 나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나에게 있어 산은 인생 그 자체이다. 히말라야 8천 미터 정상을 오르기 까지, 그 과정이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지만 다음 날 아침을 맞이하면 어느 새 새롭게 무장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만약 희망의 아침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 힘들고 위험한 산을 오르기 힘들었을 것이다. 요즘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침 일찍 일어나 집 근처 도봉산에 올라간다. 왕복 3시간이 걸리는 짧지 않은 등반이지만 산에 오르면 삶의 활력과 새로운 기운이 샘솟는다. 나는 정상에서 풀리지 않은 갈등과 가슴을 짓누르는 고민 등을 차분히 정리하면서 생각한다. 그러면 나아갈 방향이 제시되고 어느 새 명쾌한 해답을 가지고 내려온다. 또 산에서는 문명 생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된다. 나는 오로지 산과 자연에 있을 때, 세상사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나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산에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일에 매여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꼭 산에 가라고, 자연을 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산 정상에 올라서서, 발아래 세상을 한 번 내려다보자.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무엇이 잘못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자기 자신을 차분히 돌아보고 깨우치는 시간이야 말로,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산에 내려와서는 분명히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현대 문명 속에 사는 우리가, 진정 소중한 것을 지나치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진취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자가 성공한다 나는 인생의 절반을 산에서 살았다. 모든 것을 다 포용하는 산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산이 우리를 거부할 수도 있다. 산은 정복하는 대상이 아니다. 인간이 감히 자연을 정복할 수도 없다. 산 앞에서 우리는 너무도 작고 부질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산을 통해 그리고 자연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배우고 자신을 낮추고 겸손함을 배울 수 있다. 내가 종종 사람들에게 산을 찾으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힘이 남아 있는 한, 걸을 수 있는 한, 계속해서 산에 오를 것이다.
시간은 지금도 계속 흘러간다. 그리고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찾아온다. 아무 도전 의식 없이 사는 것 보다는,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자. 그런 자에게는 성공이라는 값진 열매가 찾아 올 것이다. 정리 / 허중희
이 글은 생활문화에 속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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